1. 2시 30분 인천 출발 3시 30분 키타큐슈 도착


인천이야 서울 시내로 나가는 버스가 새벽에 간간이 있지만,

우리나라로 치자면 지방 공항 정도 느낌의 키타큐슈 공항에 새벽에 버스가 있을리가 없다.


그나마 다행으로

키타큐슈 공항 입국 심사는 엄청나게 꼼꼼하고,

중간중간 입국정보(?)카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한 분들 덕분(정말 생각해 보면 덕분이다!)에

모든 입국 절차를 끝내고 나오니 거의 4시 30분이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 검색한 것으로는 표를 끊는다고 봤는데,

막상 도착하니 시간이 시간인 만큼 판매기는 셔텨가 내려져 있었고..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자동 판매기인데 왜 24시간 영업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살짝 당황했다가 현금도 된다고 하여 안심.



버스를 타고 나가려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잔돈을 정확히 준비해 달라는 말에

620엔(이었던가?)를 만들기 위해 출발시간 5분을 남겨 두고 샀던 물건. 

162엔.

얼떨결에 샀지만 이 제품은 정말 대박이었던 것 같다.

킷캣의 버라이어티는 어디까지인가!ㅋ


첫차가 5시 10분이었던 것 같은데,

그 차를 타고 코쿠라역에 도착하니까 5시 40분 경.

어디로 갈지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 시간에 생경한 그곳에 내리니 급격한 멘붕에 빠지고 말았다.


역 안에서 이리저리 오가다가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 받기 딱 좋을 만했을 때

숙소가 있는 시모노세키로 가자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ㅋ





시모노세키역과 코쿠라역을 오가는 전차

코쿠라역에서 출발하는 첫차는 5시 45분, 마지막차는 0시 9분

자세한 시간표는 하이퍼디아 검색ㄱㄱ(http://www.hyperdia.com/)


그래서 시모노세키행 전차를 탔다. 6시 13분 출발.

시모노세키역에 도착하니 6시 40분 경.


아직 밖은 어두웠고, 주변을 탐색했으나 영업 중인 곳은 없었다.

도저히 숙소까지 찾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가 8시부터라는 말에 왠지, 모든 희망이 꺾이면서 

안 되겠다, 다른 곳에 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2. 하카타역으로


그래서 코인락커에 짐을 넣고

노선표를 보면서 어디로 갈지 보다가 하카타역이 눈에 들어왔다.


가끔 경찰 드라마에서 용의자를 추적할 때

연고가 있는 곳부터 뒤진다는 이야기를 봤었는데,

나는 그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았었다. 

그 생각을 못하는 사람이 어디있냐며 내가 용의자라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새벽 6시

처음 온 곳에서, 너무 춥고 쓸쓸한 그 상황에서

7년 전이지만, 한 번이라도 가 봤다는 이유로 하카타역이라는 글자를 보면서 느꼈던 그 반가움은,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연고지 이야기를 납득하게 해 주었다.


게다가 20 정거장쯤 가야하니 도착하면 사람들이 활동하고,

해가 있는 아침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아졌다.....


코쿠라에서 하카타로 가는 전차로 갈아타야 하는데,

특급이라든지 뭔가 복잡해서..

역시 한참을 방황하다가 다행히 제대로 잡아타고

그때부터 기절.


눈을 뜨니 하카타역까지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9시였다.

역시 좋은 선택이었다며 행복해하며 다시 잠들었다.


전차 안이 그렇게 따뜻하지 않아서 춥다 춥다를 몇 번이나 되뇌이며

자다가, 문득, 이렇게 추울 때는 따뜻한 것을 먹어야지, 하며 

아, 나가사키 짬뽕을 떠올렸다.

그래서 다음 목적지는 나가사키가 되었다.




도착하여 나오니, 유명하다고 봤던 일 포르노 델 미뇽이 바로 보였다.

아침 시간이다 보니 줄이 많이 길지 않았고,

먹부림이라는 이 여행 컨셉에 충실하기 위해 구입.


막 플레인이 나와서 플레인 통에 들이 붓는데,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플레인을 구입.

갓 나온 플레인은 정말 맛있었다.


하카타역은 지난 2009년에 왔었다.

그때 묵었던 호텔 창에서 하카타역이 내려다 보였는데, 한창 공사중이었다.

지금은 말끔한 모습이었는데, 그럼에도 어딘가 공사중인 곳이 보였다.


공사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혹은 다시 공사가 필요할 만큼 시간이 지났다는 의미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쓸쓸해졌다...시간은 정말;ㅅ;

그래서, 전혀 계획에 없었으나, 다시 한 번 후쿠오카를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었다.


오늘은 후쿠오카를 돌고 내일은 나가사키에 가자라는 생각을 하고, 

일단은 산큐패스를 사러 갔다.


나는 그저 나가사키행 버스에 대해서 물어봤을 뿐이었지만,

나의 더러운 일본어 실력과 얇고 얇은 귀 덕분에

4분 뒤에 출발하는 나가사키행 버스 좌석표를 받았다.


그러고는, 후쿠오카는 이번 여행에서는 돌아보지 못 했다.

당분간 후쿠오카에 갈 예정은 없으니, 아마 정말 오랫동안 후쿠오카에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여행에서 한 번 떠나온 곳은, 

아무리 다음을 기약하더라도, 다시 가는 것은 매우 어렵구나, 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이번 생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많이 둘러보자는 다짐을 했다.

물론, 그런 다짐은 언제나 귀찮음이라는 거대한 괴물에 져 버린다.


그것은 나가사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슬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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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것의 시작  (0) 2016.02.10

1. 설 연휴와, 큐슈와, 땡처리**


명절에 집에 있기가 힘든 까닭에 언제나 어디로인가 떠나고자 하지만, 가격을 보고는 항상 포기해 버린다.

이번 설 연휴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여행사나 항공권 사이트를 기웃거리다가 

이번 연휴도 집에 있는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납득 중이었다. 


"돈이 없다."


하지만 포기가 어려웠고, 그래서 목요일 새벽까지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땡처리**에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적절한 가격에 원하던 곳의 비행기표가 나왔던 것이다.


워낙 할인 항공권이 많아서, 그런 항공권에 비하면 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큐슈로 가는 저가 항공권의 일반적인 프로모션 요금 정도의 가격!

게다가 토요일 새벽에 출발해서 월요일 밤에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토요일에서 월요일까지 3일을 알차게 사용할 수 있었다.


아,... 올해 쓸 운을 다 쓴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게다가 큐슈로 간다니!

이상하게 요즘 큐슈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예전에 한 번 가 보기는 했지만 그때 거의 하루만 있으면서 

죽어버릴 것 같은 여행 스케줄(후쿠오카 시내 전체 +  다자이후까지 정말 먹지도 않고 오로지 이동 이동!)로

뭘 봤는지 뭘했는지 기억도 잘 안나서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다시 일본에 간다면 그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랬는데 키타큐슈.


정말, 올해 쓸 운을 다 써 버린 듯한 느낌.




2. 스타플라이어 항공


이번에 이용한 항공사는 스타플라이어. 


프리미엄 저가 항공이 셀링 포인트


좌석간의 공간도 넓고, 좌석도 안락하고, 

저가 항공답지 않게 비행 지도, 영상,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화면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그리 비싸지 않은, 꽤 괜찮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비행 전 여러 가지 안내를 해 주는데, 가장 먼저 인사말이

"스타플라이어 재즈 라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인데,

검은색 색조의 비행기와 시트, 고급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납득이 가는 컨셉인 듯하다.




그리고 커피혹은 음료와 초콜릿이 무료로 제공된다.

위의 사진이 초콜릿. 

항공사 컨셉에 맞게 검은색 포장지로 되어 있다.

맛은 일반 초콜릿보다는 조금 더 진한 듯했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항공사 컨셉이었다면 카카오 함량이 엄청 높은 초콜릿이어야만 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주로 국내선 위주의 운영.

국제선을 특히 한국쪽 정기 노선 취항 시도를 몇 번했으나 이용율이 좋지 않아 번번이 실패.

이렇게 돌발로 가끔 운항하는 듯.


그런 까닭에 한국인 승무원이 없어서 

티케팅 등의 한국쪽 카운터 업무는 아시아나 승무원들이 해 주었다.


땡처리 항공권이었기 때문인 듯한데,

꽤 빠른 순번으로 티케팅을 했으나 결과는 가장 뒷자리 가장 구석에 처박혔다.

그래도 이 가격에, 이 연휴에 비행기를 태워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고맙게도 마지막 구석 자리가 창가자리였다!

그래서 야경을 볼 수 있었는다. 물론 해가 있을 때의 비행기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야경도 충분히 훌륭했다.


그리고 맞은편에 보이는 것이 터키 항공인데,

재미있는 것은 다다음주에 저 비행기를 탄다는 것ㅋ




3. 준비


..따위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지난 번에 갔을 때는 7년 전이었고, 생각해 보면.

그리고 갔던 곳을 또 갈 만큼 인상적이지도 않아서 

(생각해 보면 이랬는데도 왜 큐슈에 가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이전 여행을 위해 준비했던 것들은 쓸모가 없었다.


목금 동안 했던 건

목요일 하루 종일 정말 가는 것인가, 에 대해 고민했고,

혹시 좌석 부족을 이유로 취소되지 않을까, 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 하다가,

목요일 새벽에 거의 밤을 샜기 때문에 일을 끝내고 거의 기절하듯 자 버렸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환전을 했고,

캐리어가 지난 번 여행에서 바퀴가 나가버렸던 것이 그제서야 기억이 나서

캐리어를 샀고
짐 싸고 
샤워를 하고 출발.

처음 해외 여행을 갔을 때는
루트 하나하나, 버스 시간표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갔지만
언젠가부터 꼭 봐야 하는 것만 찍고 가는 편이 되었지만, 
이렇게 아무런 계획도 없이 출발하기는 처음이어서 불안했기에

가는 길에 여행 안내서를 하나 샀다.


그리고 이번 여행 깨달은 것은 다시는 이 회사의 여행 안내서는 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일한 준비였건만.

정말, 하루만 여행해도, 이것보다는 더 알차게 쓸 자신이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물론 모든 가이드북이 아니라 내가 구입한 특정 회사의 안내책


차라리 무제한 데이터 로밍 요금제에 돈을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

키워드로 검색하여 들어간 무작위 블로그들의 정보가 더 쓸모 있었다.




4. 먹부림


이번 여행의 중요한, 어쩌면 유일한 키워드 먹부림.

맛집 탐방과 같은 예쁜 말을 사용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실 맛집 탐방은 아니고 정말 배 터지도록, 그것이 맛있든 없던 먹어댔으니 먹부림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게다가 미식가도 아니고, 사실 음식맛에 까다롭지 않아서...;




떠나기 전에는 한국 음식을 먹자는 생각으로 먹은 도시락.

매콤한 반찬이었고. 맛있었다.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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